드래곤 사쿠라 2
 
시간
일 오후 9:00 (2021-04-25~)
출연
아베 히로시, 나가사와 마사미, 타카하시 카이토, 미나미 사라, 히라테 유리나, 카토 세이시로, 스즈카 오지, 시다 사라, 호소다 카나타, 우치무라 하루카, 야마다 키누오, 켄, 츠루가사키 요시아키, 사노 하야토, 사기리 세이나, 야마자키 긴노죠, 키바 카츠미, 에구치 노리코, 오이카와 미츠히로
채널
일본 TBS

 

제목 대로 이번 편은 전작의 성공에 이은 2탄으로 도쿄 대학 입시 시험을 정복하려는 교사와 변호사, 학생들의 투쟁과 승리를 더 깊이 파헤칩니다.

아베 히로시가 연기한 사쿠라기 켄지라는 변호사가 류잔 고등학교에서 펼치는 교육에 대한 성찰과 그 과정을 담았습니다.

한때 학문적으로 우수했던(결국 도쿄대를 많이 보냈던) 이 학교는 현재 성적 부진으로 폐교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사쿠라기의 비정통적인 교수법과 학생들의 잠재력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은 성취도가 낮은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면서도 희망의 등불이 됩니다.

'드래곤 사쿠라 2'는 일본의 엄격한 교육 시스템에서 학생들이 직면하는 압박과 도전을 사실적인 것 같으면서도 판타지적인 묘사로 잘 풀어냈습니다. 이 드라마는 아베 히로시 특유의 유머와 개그를 곳곳에 녹여(이제는 아베 히로시풍 드라마라고 해도 좋을 만큼) 시종일관 가볍고 유쾌하지만, 아베 히로시의 입으로 전해지는 교육에 대한 깊은 성찰과 철학만큼은 가볍지 않습니다.

드라마가 사쿠라기 변호사(아베 히로시)의 입을 빌려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동기부여, 인내와 노력, 자기 믿음’ 입니다.

 

 

"공부라는 건 이 나라에서 허용한 유일한 평등이다"

위 대사들이 너무나 작위적인 느낌이고, 자본주의의 노예가 되지 말고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공부밖에 답이 없다는 기존 권위적인 교육론과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억지로 공부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가 알에서 깨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동기부여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드라마 초반에는 학생들의 자율을 최우선으로 하는 류잔 고등학교 이사장과의 대립이 주를 이룹니다. 이사장 역시 스파르타식의 강압적인 교육론을 가진 아버지인 전대 이사장과의 대립 속에서 자율성을 박탈당한 채 도쿄대에 진학했습니다. 이에 대한 반감이 학생들에 대한 무한 믿음과 자율에 대한 동경으로 이어졌죠.

극 후반에는 이사장과 사쿠라기 변호사가 서로를 신뢰하며 기존 이사장의 음모를 부숴버리는 이야기를 보입니다.

전교 꼴찌급이 도쿄대만의 특수한 입시를 분석해 고득점을 받아 입학한다는 설정은 다소 사실성이 결여되어 보입니다만, 드라마이기에 용인되는 수준이고 오히려 극의 재미를 부여해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사실성이 아니라 어떤 교육 철학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한가,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학생들이 공부해야 하는가, 공부라는 것이 왜 필요한가, 우리는 왜 현재 이런 말도 안 되는 비인격적인 입시의 지옥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가에 대한 적절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데 있습니다.

일본과 입시구조가 비슷한 한국에서도 봐야 할 이유가 충분한 드라마였습니다. 물론 매회 주인공 학생들이 바뀌어 그들만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고, 전체적으로는 모두가 공부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드라마적 구조도 재미가 있고 말이죠.

 

특히 학생들 중 나는 왜 공부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드는 학생이라면 꼭 추천하는 드라마입니다. 가볍게 그에 대한 화두와 답을 던져주고 있으니까요. 물론 아베 히로시의 입을 빌린 그 사상들에 대해 동의하든지 그렇지 않은지는 시청자들의 몫입니다. 드라마에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충분히 재미있고 의미 있는 드라마였습니다.

 

저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입장에서 꽤 많은 인사이트를 가질 수 있었답니다.

 

 
쓰레기 같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건 자신뿐이다.
사람은 타인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잊지 마.
올바른 생각을 품고 앞으로 나아갈 때 그 모습은 타인을 바꾸는 힘을 발휘한다.
자신을 믿고 똑바로 나아가.
그럼 언젠가 그 모습이 타인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다.
너희의 노력, 열정, 배려가 주변인을 움직일 거다.
그리고 그게 돌고 돌아서 결국 사회를 바꾼다.
인생을 개척하고 상식을 바꿔라.
앞으로 미래를 만드는 건 국가도 환경도 아니다.
너희들 자신이다.
너희는 이제 바보가 아니다.
너희에겐 친구가 있다.
그 고리를 더 넓혀라.
너희가 믿는 길을 가라.

p.s. 제목이 드래곤 사쿠라인 이유는? 드라마 중간에 나와요~!

 

작품성 별 6

흥행성 별 8

 
다음 소희
“나 이제 사무직 여직원이다?” 춤을 좋아하는 씩씩한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 졸업을 앞두고 현장실습을 나가게 되면서 점차 변하기 시작한다. “막을 수 있었잖아. 근데 왜 보고만 있었냐고”오랜만에 복직한 형사 유진.사건을 조사하던 중,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그 자취를 쫓는다.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언젠가 마주쳤던 두 사람의 이야기.우리는 모두 그 애를 만난 적이 있다.
평점
9.6 (2023.02.08 개봉)
감독
정주리
출연
배두나, 김시은, 정회린, 강현오, 박우영, 이인영, 박희은, 김용준, 심희섭, 윤가이, 박윤희, 최희진, 송요셉, 허정도, 유정호, 고하은, 조유진

 

먹먹함.

이 영화를 보고 난 다음의 느낌.

우리 어른들의 역할을 어떡해야 하는가? 나는 인생을 바르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질문하게 한 영화.

 

3개의 발

이 영화에서 유독 발을 클로즈업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영화 초반 취업을 나가기 전 주인공 소희는 격렬한 댄스를 견디기 위한 운동화를 신고 있다. 약간은 어색한 연출의 이 춤추는 장면을 영화 전반부에 길게 배치해 놓은 이유를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알았다. (주인공은 춤을 좋아하고 그리고 실제로도 잘 추는 역할이다) 춤추는 것이야 말로 바로 소희의 천직이라고 볼 수 있다.

천직이란 말은 calling 정도로 번역 되고 이는 주님이 그 사람에게 명령으로 내려주는 직업을 뜻한다. 즉 천직(하늘이 내려준 직업)과 의미 그대로 일치한다. 타고나길 춤꾼이다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런 소희는 생계를 위해 학교의 주선으로 대기업 콜센터 하청의 하청직 해지 방어팀에 인턴으로 취업한다. 그 인턴 면접 전 장면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발에 어울리지 않는 구두를 어색하게 신고 있다. 생계, 돈을 위해 천직을 버리고 job을 택한 것이다. 어색하기 그지없는 모습이지만 첫 사회에 발을 디디는 구누나가 그렇듯 수줍고 망설이고 어색해한다. 그리고 마지막(스포일러입니다!!!) 생을 포기하려 맨발에 슬리퍼를 신은 발을 보여준다. 지저분해진 발은 더욱 소희를 쓸쓸하고 가엾게 만든다. 싸늘한 주검이 되었을 때도 그녀의 주검에서 발이 보인다.

 

발. 한 사람의 인생의 무게를 온전히 떠받히는 존재다. 그 발에 어떤 신발이 신겼느냐는 그 사람의 현재를 말해준다.

한 때 넥타이를 메고 출근을 했었다. 지금은 프리랜서라고 해야 하나.. 당시에는 정장과 넥타이가 너무나도 싫었다. 나는 자유롭고 싶었으니까.

 

아마 소희에게 구두란, 현재의 삶이란 그와 같았을 거다. 맞지 않은 옷을 입고 가식적인 미소를 띠며 버텨낸다. 중요한 건 그렇게 인생의 무게를 지고 살아가는 동안. 그녀에게 위안의 손을 내밀어 준 어른이 없었다는 거다.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고, 그저 살아내기 위해 고객의 욕받이가 되어야 하는 소희는 그래도 용감한 존재다. 해지 방어팀이란 조직 안에서도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다시금 마음을 먹고 최선을 다해 보기도 한다. 하지만 어른들의 치사함과 비겁함에 소희는 실망한다.

 

누군가는 다 그렇게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거라고 말할 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학창 시절 열심히 공부하라고 말할지도 모른다.(소희는 특성화고 출신이다) 하지만 그녀는 공부가 천직이 아니라 댄스가 천직이었다. 손흥민에게 공부를 시킬 수는 없다. 그런 아이들이, 학생들이 주위에는 차고 넘친다. 실제 1%의 리더가 99%의 범인들을 먹여 살린다고 하더라도 99%가 없는 1%란 존재할 수 없다. 평범한 99%가 즐겁게 자신의 일을 해나가고 사회가 안정화되었을 때 1%도 안정적인 사회에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그래서 소득을 많이 버는 사람들에게 많은 책임(과세)을 부여하는 것이다. 함께 행복해야 1%도 행복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99%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누가 이 밝던 아이를 힘들게 만드는가?

 

나는 청년이었고, 기성세대가 되었다. 인생은 다 그렇게 사는 걸란 말로 새로운 청년들을 부조리의 늪에 내팽겨 놓을 건가?

그래도 이 영화에선 배두나 역의 여형사가 끝까지 부조리한 현실을 포기하지 않고 이러한 질문을 직접적으로 던진다. 갈수록 경쟁은 치열해지고 경쟁에서 뒤처진 누군가는, 아니 대부분은 그렇게 늙어간다. 우리 어른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한 명 한 명 미래에 대한 목소리를 내야만 한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누가 그렇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제도와 국가의 문제다. 하지만 그 시작은 관심과 참여에서 시잘할 것이다. 우선은 어른들 자신이 자신의 직장에서부터 후배들과 나의 자식들이 행복하게 살 사회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

 

작품성: 8.5

흥행성: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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